최근 하락이 지속되면서, 과연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져보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오랜 기간 투자를 했던 분들조차도 근본적인 의문을 해결하지 못 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고요. 주식 투자도 잘 하고, 고수익 투자처에 관심은 있지만, 도저히 비트코인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몰라서 못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아직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 본 아티클은 아래 링크에서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한화증권과 Xangle이 이에 대한 보고서를 최근에 발표 했는데요. 이를 요약한 아티클이 5월31일 코인데스크코리아에 소개 되었습니다. 저는 이 아티클을 요약하면서 제 생각을 살짝 덧붙여 볼까 합니다.
보고서 얘기 전에 잠시 먼저 몇 가지 제 생각을 얘기해 볼게요.
우선 화폐의 3대 기능은 가치의 교환매개,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이란 점을 먼저 염두에 두시고, 들어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보통 비트코인 반대파는 "비트코인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 금은 장신구나 산업재라도 쓰이지만, 비트코인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어?"라고 상당히 무식한 얘기를 합니다.
비트코인 백서를 보면, 비트코인은 지불, 결제 수단을 대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처리 시간이 길다' 등의 문제로 화폐를 대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들이 많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하드포크, 알트코인들이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화폐라기 보다는 디지털 금이다라고 많이들 얘기하는데요. 아까 말했듯이 금은 그 자체로 쓰임이 있기 때문에 내재가치가 있지만, 비트코인은 어디에도 쓸 수 없다는 말로 반박을 합니다.
금도 인기있는 투자자산 중 하나입니다.
인기있는 투자자산이라 함은 가격의 등락을 기대한다는 건데요. 장신구, 산업재로서 금의 수요, 공급만으로 금의 가격 등락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 이상의 그 무엇이 있는 거죠.
논의의 단순화를 위해 가치 변동에 큰 의미를 줄 수 없다고 생각되는 산업재로서의 금은 제외하고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장신구로서 금의 가치부터 생각해 볼게요.
어느 마을의 순이가 금 조각을 머리에 붙여봤고, 뭘 해도 이쁘다고 했을 철수가 그걸 보고 예쁘다고 했고, 옆집 영희가 따라하고 옆나라, 이웃나라 점차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겁니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만큼 금 공급이 쉽지 않았고, 조개껍질보다 구하기 어려운 금의 가치가 점차 높아졌던 거겠죠.
주조가 비교적 쉽다는 장점도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여러가지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거죠. 목걸이, 반지, 금두꺼비, 골드바 처럼요.
하지만, 일상 화폐로 쓸 수 있을만큼 주조가 용이한 건 또 아니에요.
그러다보니, 금은 가치 저장 수단이나 사치품으로서만 기능하게 됩니다.
결국 금도 모든 사람들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거나,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가치일 뿐이란 뜻입니다.
이제 비트코인을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처음에는 사토시의 메일을 받은 일부 암호학자들만이 가치를 알아보고 연구를 했죠. 그러다 피자 주문 결제에 사용하게 됐고, 점차 비트코인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관점이 있습니다.
완전히 거꾸로 얘기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거에요.
특히 세 부류의 사람들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얕은 믿음으로 그냥 도박하듯이 뛰어든 사람, 그 얕은 믿음을 이용해 먹는 사람들의 장난질, 그리고 가장 암적인 존재가 있는데요. 모르면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알지도 못 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떠들어대는 정치인과 언론들 입니다.
다시 말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 그 가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층이 아직은 두텁지 않기 때문인 거에요. 중요한 건 그 믿음의 층이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말은 들어 봤었는데, 그 때라도 비트코인을 사뒀더라면"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될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담이기도 한데요. 저는 예전부터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팟, 페이스북, 유튜브, 소셜커머스, 우버, 에어비앤비, 테슬라 등등 사람들이 그 용어조차 생소해 할 때부터 이미 알고는 있었습니다. 막연히 그들을 부러워하면서 창업만 꿈꿀 게 아니라 작으나마 투자를 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코인 투자에 뛰어들게 된 것도, 막연히 블록체인 기술 창업에 대한 동경만 갖고 있다가, 비트코인 페이팔 결제 도입 소식을 듣고 번쩍 정신을 차리게 된 거였죠.
몇 번 말씀 드렸지만, 우리가 지금 차트다 뭐다 단기 전망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이유는 아직 기관들의 참여가 매우 낮고,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거에요.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코인 투자 시장 참여자가 충분히 늘어나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야 그나마 금리나 유동성, 전망 등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숙기 이전의 변동은 큰 파도 사이사이의 작은 물결에 불과할 뿐인 거죠. 나중에 지금을 돌아보면, 그 때 거대한 물결에 몸을 싣고 있었느냐 아니었느냐로 승부는 갈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조금 다른 관점에서도 한 번 생각해 보시죠. 각 국의 규제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만약에 금에서 치명적인 물질이 발견되어서, 국민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든 나라의 정부가 법으로 금 사용과 거래를 전면 금지한다면, 금은 쓰레기가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국가의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를 강력하게 법으로 전면 금지한다면, 비트코인 가치 역시 0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들을 생각해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엔 비트코인, 금 모두 전세계 단 하나의 국가에서만 허용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시죠.
하이퍼 인플레이션인 몇몇 후진국을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 그 나라에 가서 교환을 하면 되니까 가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에요. 하지만 금은 그 나라까지 옮기기가 쉽지 않고, 자르기도 쉽지 않아요. 비트코인은 자르고 옮기는데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금보다 비트코인의 효율이 훨씬 높을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렇다면 사치품과 산업재는 제외하고, 골드바 등과 같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만 쓰이고 있는 금이 언젠가는 모두 비트코인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희소성 측면에서에서 보더라도, 금광이 언제 마를지는 알기 어려운 반면에, 비트코인의 총공급량은 딱 정해져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되어 있고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도 바꿀 수가 없어요. 희소성 측면에서도 금보다는 비트코인이 더 가치가 높은 거에요.
지금까지는 블록체인에 대한 아주 약간의 기술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인문학적으로 접근을 해 봤던 건데요.
이제 조금 감이 오시나요.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는데, 찰떡같이 잘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말은 짧게 하고 보고서를 소개해 드리려고 했는데, 또 길어졌습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수치와 데이터를 활용한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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