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이 뭐길래?"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올해 게임스탑 사태 때 일론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언급하면서 살짝 올랐다가, (지금보면 살짝이지만, 당시 3배 정도 올랐던 것 같아요.) 계속 잠잠 하다가 일론머스크가 또 도지코인을 언급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4월 중순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잠시 숨고르다가 최근 다시 급등한 모양새입니다.
도지코인이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건지,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번 짚어 봤습니다.
※ 본 아티클은 아래 링크에서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2월에 일론머스크가 언급 했을 때 처음으로 도지코인을 살짝 사 봤다가, 3월에 올렸던 영상에서는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라이트코인은 '은', 도지코인은 '동'과 같다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요.
우선 도지코인 얘기를 하려면 라이트코인 얘기를 먼저 살짝 해야 하는데요.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의 변형 모델입니다. 블록 생성시간이 비트코인보다 4배 빠르고, 개인들이 더 쉽게 채굴할 수 있도록 개선한 거에요. 비트코인(금)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이면서, 취급이 더 편리하다는 점에서 라이트코인을 '은'이라고 했던 거에요.
라이트 코인이 최대 공급량에 이르면 총발행량은 비트코인의 4배가 되는데요. 따라서 이론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시장에서 두 코인의 네트워크의 가치가 동일하다면 라이트코인의 가격은 비트코인 가격의 1/4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단순 논리로 계산해서는 안 되죠. 가끔 총발행량 또는 유통량을 얘기하면서 앞으로 가격 전망이 어떻다라는 식의 말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요.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지만, 발행량이나 유통량만 갖고는 반쪽짜리 정보 밖에 안 되는 거에요. 코인의 내재 가치(활용성 또는 자산으로서의 가치)와 수요 예측이 병행되어야만 의미있는 전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절대 수량은 참고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려운 거에요.
이제 이어서 도지코인 얘기를 해 볼게요.
도지코인은 현재 1,200억개 정도 유통되고 있는데요. 당초 매년 50억개 발행할 계획이었고, 총발행량은 정해지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2월 영상에서 머스크 형 믿고 도지코인을 갖고 간다라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저는 아쉽게도 이번 폭등 전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정리해 버렸는데요. 저점에 샀기 때문에 수익은 많이 봤지만, 조금 아쉽네요.
도지코인은 태생부터 다른 코인들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코인 가격을 조정한다고 머스크를 욕할 필요도 없고, 깡통 코인이라고 폄하하는 것도 좋은 접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도비의 마케팅 담당자 잭슨 파머가 장난처럼 올린 트윗을 보고, 빌리 마커스라는 개발자가 2013년에 만든 코인이 도지코인인데요. 라이트코인의 코드를 이용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라이트코인(은)과 실질은 비슷한데, 발행량은 엄청 더 많다는 점에서 '동'이라고 표현했던 거에요.
와이어드 잡지가 2013년 '올해의 밈'으로 시바견 '도지'를 선정했었는데, 이를 보고 잭슨 파머가 '도지코인이 나오면 대박날 거다'라고 장난처럼 트윗을 올렸던 거죠.
이후 파머가 도지코인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걸로 보이는데요. 초기 인터뷰에서 '도지코인은 부자되고 싶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보다는 감사나 칭찬을 나누기 위해 쓰일 거'라고 밝힌 것처럼, 실제로 의미있는 모금 활동에 도지코인을 주로 이용했는데요. 초기부터 마케팅이 비교적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밈과 마케팅, 커뮤니티의 지원이 맞물리면서 초기에 급성장을 했고, 이제는 더이상 가벼운 장난으로만 취급할 수 없는 코인으로 거듭났습니다. 도지코인 사례만 보더라도 신생 프로젝트들이 왜 그렇게 텔레그램이나 트위터를 통해 충성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지코인의 출신 성분을 대충 알아 봤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실질적 우두머리라고 본다면, 일론 머스크의 행보를 잘 봐야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관종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우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혁신 기업의 CEO이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기업 그리고 일론 머스크 개인에 대한 논란도 많이 있지만, 일단은 무시하고, 어떤 형태로든 앞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하나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니,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것인지,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더 늘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나눌 순 없겠지만, 선순환 작용이 점점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거품이 얼마나 끼어있는지는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논의에서 제외하더라도, 발행량이 계속 늘어나면 가치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발행량만으로는 단정지을 수 없어요.
유통량에 비해 수요가 월등히 많아지면 가치는 상승할 거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수 있는데,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세상의 모든 화폐를 도지코인이 대신하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요.
원론적인 화폐 얘기를 해보자면, 지폐의 가치는 종이에 불과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5만원, 만원, 천원의 가치를 지니다는 관점에서 커뮤니티의 강력한 힘으로 가치를 약속할 수도 있겠죠. 게임스탑 사태로 미루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 마케팅의 원조격인 도지코인이니까 상상해 볼 수 있을 법한 몇 가지 일들을 생각해 보시죠.
커뮤니티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어떤 플랫폼 혹은 플랫폼 연합이 나타나서 도지코인의 가치를 결정(커뮤니티와 약속)해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초기엔 필연적으로 차익거래(무위험거래)가 발생하겠지만, 커뮤니티가 강력하다면, 빠른 시간 내에 커뮤니티가 결정한 가격으로 수렴하게 될 거에요.
도지코인으로만 살 수 있는 제품이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시바견 사진이나 그림 NFT는 도지코인으로 밖에 살 수 없다던가, 시바견 그림이 박힌 테슬라 자동차 특정 모델을 도지코인으로 밖에 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그리고 고객 충성도가 높은 어떤 제품, 사과 모양 대신 시바견이 박힌 아이폰이나 맥북스페셜 에디션을 도지코인으로만 살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 얘기들은 상상에 불과한 얘기들이었지만, 도지코인이 결제에 적용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Bitpay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최근 트라발라에서도 도지코인 결제를 시작한다고 하고요.
Gemini에서도 도지거래를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도지코인에 대한 강한 신뢰를 표했는데요. 제 의견과 많은 부분이 일치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러한 움직임들이 필연적으로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결국엔 수요/공급에 의해 적정 가치로 수렴하게 될 테니까요. 커뮤니티가 어떤 더 강력한 meme을 창조해낼지, 어떤 마케팅을 펼칠지, 일론 머스크 등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게 될지, 시장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결국 어떤 가격으로 수렴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거죠.
대부분의 코인이 마찬가지지만, 시세는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결국엔 신의 영역인 겁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블록체인 세상이 점점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전망을 조금더 레벨 다운해 보자면, 시대의 흐름도 못 알아보고, 의심만 많고 겁 많은 지금의 늙다리 지도자들이 세대교체 되면 좀 더 앞당겨 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변화의 속도, 그리고 대중의 관심이 그들이 세대교체될 때까지 기다려 줄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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