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면이 복선이다."
"살인, 복수, 파멸...모두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
[평점] ★★★★★ (5점 만점. 리뷰 볼 필요도 없이 드라마 무조건 보세요)
[감상포인트]
-'데이지의 맛'은 무슨 뜻일까? 제목에 답이 있다. 전 답을 반밖에 찾지 못 했습니다. '맛'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세요.
모든 게 현실인가? 꿈은 없는가? 환각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갑툭튀 '녹음기'는 뭐지?
-소녀는 죽었을까? 실종일까? 실종이라면 찾을 수 있을까?
-동네 사람들 중 누가 범인일까? 아니면 누구를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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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포인트가 많다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게 본 스릴러물이라는 뜻이죠. 그렇습니다. 스페인 영화 '폭풍의 시간'에 이어 스페인 드라마로 2연타석 홈런에 성공했습니다. 복잡하게 리뷰 쓸 필요도 없이 그냥 보시라고만 말씀 드리고 싶네요. 너어어어어무 재미있습니다. 썸네일과 제목만 보면 그저그런 야한 장면 많은 삼류 스릴러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사회 문제를 정확히 꼬집으면서도 본 스토리의 긴장감은 그대로 유지되는 수작입니다. 김학의, 버닝썬 사건과 상당히 유사한 설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돈, 권력이 있으면 생각나는 건 그것 밖 없는 것인지...
한 회당 약 70분 총 6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회가 조금 길기 때문에 처음 1,2회는 조금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요. 지루하다고 생각지 마시고 각 장면을 놓치지 말고 잘 봐두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이 후반을 위한 떡밥입니다. 아 그리고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메인 자동차로 출연합니다. 기아자동차끼리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초간단 스토리 요약 갑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로 여형사가 파견됩니다. 소녀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죠.아무런 단서도 없이 실종자의 근무지부터 수사를 시작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경계하는데, 원래 마을 사람들 성향이 그렇다고 현지 경찰이 얘기해줍니다. 수사를 진행해 가며 유력 용의자들을 하나둘 지워가는데, 마을 그 누구도 의심스럽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단서들이 쌓이며 용의자들은 하나둘 지워지지만, 범인의 윤곽 뿐만 아니라 실종사건인지 살인사건인지조차 파악하지 못 합니다. 대신에 다른 살인 피해자들을 여럿 발견하게 됩니다. 실종된 소녀와 살해된 시체들은 과연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주인공 여형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고, 가끔 헛 것을 보기도 하는데, 역시나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히지만, 한단계 한단계 기가막힌 추리 끝에 막판에(5회 마지막부터 6회까지) 모든 단서들이 한 방에 꿰어 맞춰집니다. 6회에서 대반전까지. 소오오름~~. 시즌 1로서도 깔끔한 종결이지만, 시즌 2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엔딩...다행입니다. 빨리 시즌 2도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해석의 여지 없이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지만 궁금한 점이 몇 가지 남습니다.
미성년 성추행 의혹 선생님은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찌질이 변태 직장인의 진짜 정체는 뭘까? 마지막에 클럽걸을 죽인 걸까? 시즌 2에서 밝혀 질 것 같습니다.
제목은 왜 데이지의 '맛'일까? 단순히 어그로용 자극적인 단어선택인가? 왜 '맛'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해석이라기보다는 이 드라마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에 대해 얘기해 볼까합니다. 몇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는데요.
마지막 범인의 말로 드라마의 주제를 대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모든 사람이 범인이다. '이런 일들을 몰랐다는 점이 모두에게 죄가 있는 것이다.' 감독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관심을 가장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교황 방문 준비 때문에 경찰이 소녀의 실종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못 하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좀더 확대한다면 종교, 하느님이 뭐길래, 소녀의 목숨보다 교황의 방문이 더 중요한가? 종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냐? 라는 화두를 던지는 듯 보입니다.
남성들의 위선적이고 추악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번듯한 모범적인 가장이지만 온갖 추잡한 짓을 다하고 다니는 짐승으로 묘사됩니다.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착각하지만, 도덕과 법에 어긋나는 방법으로는 진정으로 가족을 지킬 수 없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주요 인물들 행동의 동기가 대부분 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미성년자 성매매, 도를 넘은 청소년의 SNS 스타 허영심 등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사회 문제 의식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그냥 너무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