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해 드릴 드라마는 위쳐 시즌 1(The Witcher, 2019) 입니다. 어제(12월20일) 공개 되었습니다. 워낙 기대가 컸던 작품이죠? 추천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보시면 됩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8시 즈음에 공개되었는데, 한 번에 다 봐버렸습니다. 8화까지 밖에 없어서 좀 아쉽더라고요. 벌써 시즌 2가 기다려지는데요. 사실 추천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보시라는 말 밖에는 더 하고 싶은 말이 더 없습니다.
"끝!"...
이 아니고, 드라마의 이해와 재미를 더 하기 위해 원작소설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소설 얘기부터 조금씩 풀어 보겠습니다.
위쳐는 게임 시리즈(1, 2, 3)가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폴란드 작가 소설로 원래 동유럽권에서만 인기가 있었는데, 월드클라스가 된 거죠.
소설은 정사로 인정되는 시리즈가 총 7권으로 1999년에 완결되었는데, 2013년에 프리퀄 성격의 8권이 나왔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1권 "이성의 시리즈"가 출간되기 시작해서 현재 6권 "제비의 탑"까지 나왔습니다.
저는 넷플릭스에 공개된다고해서 최근에 부랴부랴 읽기 시작해서 1권은 다 읽고, 2권을 절반 정도 읽었는데요. 진작에 좀 읽어 둘 걸 그랬습니다. 스토리가 복잡한 건 아닌데, 인물들이 좀 많이 등장하다 보니까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소설 내용을 몰라도 드라마 보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신선함을 위해서는 소설을 안 보고 드라마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대사 하나하나까지도 번역 소설을 베꼈나 싶을 정도로 똑같습니다. 꼭 시즌 1 보기 전에 소설을 읽어야겠다면 소설 1, 2권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소설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헷갈릴 수도 있는 부분을 먼저 짚어 보겠습니다.
주인공은 게롤트, 예니퍼, 시리가 주인공인데요. 세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중 게롤트, 예니퍼 부분의 스토리는 같은 시간대인데, 시리 부분은 더 미래의 얘기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다 보면 알게 되는데, 완전 모르고 보면 이해 안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게롤트 부분은 소설 1, 2권의 내용이라서 두 권 정도 미리 읽고 보면 초반 분위기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드라마 중에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잠깐 나오는데, 미리 말씀 드리면 원래 엘프들의 세상이었는데, '천구의 합'이 이뤄지면서 인간과 괴물이 엘프의 세상에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인간들에게 엘프가 마법을 가르쳐 주는데, 인간들은 이걸 이용해서 엘프들을 몰아내고 세상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래서 엘프들은 숲 속으로 숨어 지내게 됩니다. 위쳐, 마법사, 드워프들도 등장하는데 별개의 종족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인공 돌연변이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위쳐는 어릴 때부터 훈련과 각종 약물로 돌연변이를 시킨 인간이고, 마법사 역시 인간에게 마법 훈련을 시키고 을 통해 마법사로 탄생시킵니다.
인간들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대륙(지도)에 여러 왕국들이 생깁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왕국이 신트라 왕국이고, 남쪽(지도 바깥 아래쪽)에는 가장 약한 닐프가드 왕국이 있었다라고 그림을 그리시고 보시면 이해가 좀 쉬울 겁니다. 닐프가드 왕국은 수모를 겪지만, 훗날 강력해져서 신트라 왕국을 침략하기까지 이릅니다.
북쪽 대륙의 왕국 연합과 닐프가드 왕국의 대결 구도가 스토리의 큰 축입니다. 또다른 한 축은 게롤트와 시리입니다. 세상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하는데, 과연 둘은 만날 수 있을까? 과연 어떻길래 세상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얘기하는 걸까? 라는 의문점을 안고 드라마를 보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또하나를 꼽는다면 게롤트와 예니퍼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정도일 것 같네요.
그리고 드라마의 레전드 "왕좌의 게임"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두 드라마 모두 용이 날아다니는 판타지물이지만, 왕좌의 게임은 장벽 너머 해골부대, 용을 빼면 판타지 요소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위쳐는 괴물, 마법사가 주로 등장하기 때문에 판타지 성격은 위쳐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케일면에서는 우위를 가릴 수가 없습니다. 위쳐 역시 웅장하고 다양한 배경이 끊임없이 펼쳐집니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아리아'가 떠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배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위쳐에서는 시리, 게롤트, 예니퍼 주인공 모두 떠돌아 다니기 때문에 좀더 다양한 배경을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인물 관계는 왕좌의 게임이 더 복잡한 것 같습니다. 왕좌의 게임은 인물들도 많고 왕국 간에 동맹과 배신이 반복되면서 솔직히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위쳐는 대결 구도가 비교적 단순하고 주요 인물들이 서서히 하나씩 등장하기 때문에 이름과 얼굴만 기억한다면 그리 머리 아플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폭력성은 강도로 따지면 비슷하고, 횟수로 따진다면 위쳐가 더 적습니다. 왕좌의 게임은 인간들의 전투가 주된 내용이라면, 위쳐에서는 인간끼리의 전투라기보다는 괴물과 싸우거나, 마법사들이 싸우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이 그렇게 자주 나오지는 않아요.
선정성은 베드씬은 왕좌의 게임이 더 많고, 노출씬은 위쳐가 더 많습니다. 일일이 세어본 건 아닌데, 느낌상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아쉬웠던 점을 좀 얘기해 볼게요.
오프닝 음악이 약합니다. 왕좌의 게임은 오프닝 음악 자체가 하나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데, 위쳐도 오프닝 음악이 있긴 한데, 약간 아랍 스타일 같기도 하고, 귀에 쏙 박히는 음악은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마법이나 괴물들은 자연스럽게 잘 처리된 것 같은데, 용은 CG인지 모형인지 조금 어색했던 것 같습니다. 용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화면을 뚫고 나오는 미녀가 없었다는 점인데요. 특히 예니퍼...소설 속에서는 마법사가 되면서 치명적으로 아름답게 변신하는 것으로 묘사가 되는데요. 물론 곱추에서 예쁜 여자 마법사로 다시 태어난 건 맞는데 치명적으로 예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했습니다. 운명을 개척해가는 강인한 캐릭터에 더 비중을 둔 캐스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예니퍼 뿐만 아니라, 주체적이고 강력한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으로 묘사가 됩니다. 남성들은 조력자에 불과하죠. 남자 주인공 게롤트마저도 예니퍼의 조력자 또는 시리의 구원자 역할일 뿐입니다. 얼핏 부계사회인 듯 보이지만, 여왕, 공주, 마법학교 교장도 여자, 숲속 엘프의 왕도 여자, 주요 마법사들도 여자, 게롤트 외에는 주요 인물이 모두 여자라고 봐도 됩니다.
그렇다고해서 여성들이 마냥 환호하며 좋아할 드라마냐? 전 아니라고 봅니다. 드라마 어디에도 여성할당제처럼 여성이라고 봐주는 장면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더욱 강력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이 있을 뿐입니다. 칼란테 여왕은 늘 전장에서 직접 피 묻히며 선봉에서 싸우죠.
쓸데없는 말이 많았는데, 리뷰도 볼 필요 없이 그냥 드라마 바로 보시면 됩니다. 재미있습니다. 더이상 아무런 말이 필요없어요. 시즌 1 다 보시고, 시즌 2 빨리 공개 되기를 기도합시다. (전 참고로 무교입니다.)
끝으로 하나만 더요.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드라마 내 원칙이 하나 있는데요. "의외성의 원칙"입니다. 목숨을 구해준 사람에게 예상치 못 한 생명을 줘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인데요. 왕위를 이을 자식까지도 내어줘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역사적으로 필히 후환이 따랐습니다. 가장 강력했던 신트라 왕국도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멸망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이를 통해 운명을 만들고 영원히 지속한다. 여기에 사랑까지 더해서 약속, 헌신, 운명, 영원, 사랑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제를 생각하니 갑자기 떠오르는...지금은 돌아가신 형님이 한 분 계신데요. 그 분의 말씀을 곱씹어보며 마치겠습니다.
Promise, Devotion, Destiny, Eternity and Love.
I still believe in these words, forever.
(넥스트(신해철)의 "Here I stand for you"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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