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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플릭스: 범피디의 영화,드라마 리뷰/시리즈(드라마)

메시아 시즌1 (Messiah, 2020) 리뷰 : "희대의 사기꾼인가? 인류의 구원자인가?"

by 범피디 202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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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드라마는 메시아 시즌 1입니다. 미국 드라마인데요. 1월 1일에 공개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는 장르를 정치, 서스펜스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서스펜스라고 하기엔 긴장감이 없지만,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대반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마지막 장면이 해석의 여지가 있어서 얘기할 꺼리가 많기도 한데요.

우선 안 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드라마에 대해 소개해 드린 다음에 제 해석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제 해석을 들어봐주시고, 같이 의견을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https://youtu.be/6MKSfiRmDVE


일단 CIA, FBI, 미국대통령이 등장하기 때문에, 서스펜스, 정치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씀 드렸듯이 긴장감이 없습니다. 조금 지루하기까지 해요.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해서 CIA나 미국 대통령을 들러리 세운 느낌이랄까요?

성격 급하신 분들은 그래서 재미있냐? 없냐? 라고 다그칠 것 같아서, 결론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제 생각과 같기도 하고 해석의 여지가 있어서 저는 좋았는데, 막 재미있는 드라마는 아닌 것 같아요. 해석과 논쟁을 원하시는 분은 꼭 보시고, 그냥 재미있는 드라마를 원하신다면 안 보시는 게 좋아요.

자 이제 간단히 줄거리를 말씀 드리고, 대반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 해석을 해 보겠습니다.
묘한 분위기의 한 사나이가 기적을 일으킨다고 소문이 나면서, 추종자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모래 폭풍을 일으켜 무장단체를 후퇴시키고, 총에 맞은 소년을 낫게 하기도 합니다. 정황상 그렇다고 믿을 수도 있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경찰에게 체포되고도 홀연히 사라지고, 그와 면담한 경찰들도 이상한 기운을 느낍니다. 또 토네이도 속에서 한 소녀를 구하는데, 그 소녀의 아버지는 개척 교회 목사입니다. 목사가 이 사나이를 추종하기 시작하면서 추종 세력은 더 커집니다. 물 위를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하면서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데요.
CIA는 사회적 혼란과 러시아의 조직적인 개입을 우려하면서 그 사나이의 정체를 밝히기 시작합니다. 결국 CIA는 그의 정체를 밝혀내고 세상에 알리지만, 드라마는 묘한 여운을 남기면서 끝을 맺습니다. 대반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엔딩이죠.

이 드라마는 종교의 허구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 벽에 쓰여진 "False God"이 이 드라마의 주제라고 생각하는데요.

CIA의 추적 결과, 메시아라 불리던 그 사나이는 그냥 과대 망상에, 지능이 높고 마술을 할 줄 아는 정신병자였던 겁니다. 추종들이나 그 사나이에 의해 흔들린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불치병에 걸린 딸의 엄마, 망하기 직전의 교회 목사, 과거 트라우마 또는 죄책감으로 정신이 나약한 사람들로 묘사됩니다. 허상을 좇았던 겁니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보고, 또 보이는 대로 믿다 보니, 점점 더 믿음이 강해지는 겁니다. 기적 같은 일에 대해서 의심은 커녕 오히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그 기적이 진짜여야 그를 믿는 자신에게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종교의 위선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추종 세력이 커지고 후원금이 쌓이자 목사는 고급 호텔에 머물고, 그 사나이는 누더기 같은 옷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츄리닝 상의로 바뀝니다.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옷으로 갈아입은 걸 갖고 오바한다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사회 체제 변화, 기득권 타파를 외치는 메시아가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상당히 역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만 이렇게 느낀건 가요?

주구장창 종교의 허구, 위선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같더니, 마지막 장면이 대반전이었다, '역시 신은 존재한다'라고 드라마가 얘기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반대입니다. 종교는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임을 강력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사막 어딘가 붉은 꽃으로 뒤덮인 곳에 비행기가 추락했는데요. 제가 지금 사막이 많은 국가에 머물고 있어서 잘 아는데, 사막 한 가운데 자연 발생한 붉은 꽃 밭...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이 자체가 허구임을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추락한 비행기에 타고 있던 그 사나이가 살아나서 죽은 사람들을 살려내는 장면을 목격한 아이가 누구인가요? 평소 말 지어내기를 잘 하는 허풍이 심한 아이죠. 마지막 장면은 이 아이의 시선 또는 이 아이가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거짓말을 묘사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기적과 같은 사건들이 진짜 기적인지 허구인지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개개인의 믿음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기적의 시작, 종교의 시작도 이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드라마는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적을 간절히 바라는 누군가, 부풀리기 좋아하는 누군가에 의해 확산되고, 또 이를 악용하는 이들에 의해 기정 사실로 굳어 버리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종교가 없는데요.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종교가 악용되지만 않는다면 종교는 그 자체로 개개인에게는 참으로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현실 속에서 과학으로도 증명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위대한 존재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큰 위안이 될까요?
종교를 권력화, 사유화하면서 악용하는 사람들이 나쁜 것이지, 종교 자체가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 목사가 교회 부흥을 위해서 본인도 믿음이 없으면서 그 사나이와 기적을 이용하는 것처럼, 어느 시대건 종교를 악용하는 세력은 있었고, 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하느님께 한 말씀만 드리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전지전능하시고 위대하신 하느님, 비록 제가 미천하여 신앙심은 없지만, 착하게만 살면 사랑해 주시고, 천당 보내주실거라 믿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어야 천당 갈 수 있다'라고들 하던데, 인간 세상의 편가르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이런 말씀을 하느님께서 하셨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력 확장을 위해 하느님을 악용하는 누군가가 지어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안 가더라도 착하게 살기 위해서 노력할게요. 꼭 천당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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