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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플릭스: 범피디의 영화,드라마 리뷰/시리즈(드라마)

[넷플릭스] 클럽 아레스 시즌 1 (Ares, 2020) | 결말 해석 | 스릴러, 미스테리 | 네덜란드 드라마 추천 리뷰 | "여대생의 어긋난 욕망의 끝"

by 범피디 2020.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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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드라마는 '클럽 아레스 시즌 1'입니다. 네덜란드 드라마인데요. 1월 17일에 공개되었습니다.
처음엔 에피소드 3을 볼 때 까지도 장르조차 파악이 안 되고, 뭔가 이상해서 이걸 끝까지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설정 그 자체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상징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끝까지 봤습니다. 제가 세운 가설이 하나씩 맞아 들어가는 걸 보면서, 결론을 확인해 보는 재미로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한 에피소드 당 30분씩 총 8개 에피소드라서 금방 봐 지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아레스라는 클럽의 비밀이 무엇인지, 클럽 멤버들의 계속되는 죽음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드라마인데요. 물론 마지막에 모두 밝혀집니다.

 

https://youtu.be/522FZpnOqjo


줄거리부터 간단히 살펴 볼게요.
여주인공 로사는 가난한 집의 딸로 매사에 도전적이고 성공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는 의대 1학년생입니다. 부자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 조직 아레스에 뜻밖의 초대를 받고 가입하게 되는데요. 정신병에 걸린 엄마 간호도 팽개친 채 이 부자 클럽에 동참합니다. 처음엔 가난한 출신을 이유로 소외 당하지만,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야망을 더해 갑니다.
그러던 중 클럽의 회장, 부회장이 차례로 죽게 되는데요. 과연 클럽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요?

자 이제 이미 보신 분들을 대상으로 드라마가 얘기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드라마 내내 검은 색이 무언가를 상징하는 듯 계속 나오는데요. 로사는 검은 색 물을 토하고, 아레스 클럽의 유력자는 그의 어린 시절에 검은 알을 토하기도 합니다. 또 쇠사슬에 묶인 검은 사람이 환영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상징이라고 하기에는 현실 속에서 있을 수 없는 설정이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람이 검은 알을 토하거나, 검은 물을 그렇게 많이 토할 수 는 없으니까요.

검은 물의 상징을 얘기하기 전에 잠시 클럽을 살펴 봅시다. 가문 대대로 이어져 온 모임이지만, 클럽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 회원의 의문사도 그냥 사고사로 은폐해 버릴 정도로 상당히 비인간적인 집단으로 묘사되는 데요. 로사가 은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클럽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됩니다.

자 이제 그러면 검은 물이나, 검은 알이 상징하는 바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요. 인간의 양심, 도덕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사가 클럽 아레스의 분위기를 처음 느꼈을 때 변기에서 검은 물을 조금 토했고, 동기생을 무참히 때렸을 때 엄청난 양의 검은 물을 토해내는데요. 야망, 성공을 위한 마음이 커지면서 양심과 도덕성을 바깥으로 쏟아 버리고, 인간성을 잃게 되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우리츠라는 클럽의 유력자 역시 어린 시절 검은 알을 토해냈었는데, 인간성을 잃는 것이 클럽에서의 지위를 위한 일종의 관문이자 자격 요건이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마우리츠의 딸, 카르먼(올빽하고 제일 예쁜)이 클럽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지 테스트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는 직접적으로 묘사됩니다. 아기의 인큐베이터 전원을 끄라는 명령이죠.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지만, 끝내 끄지 못 합니다. 제일 악녀처럼 보였던 여자였는데, 이 때부터 사랑스럽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작은 반전이었다고나 할까요?

로사의 친한 친구 야콥의 검은 손가락은 무엇일까요? 비록 클럽의 회원이었지만, 남아있던 일말의 양심이 바깥으로 표출되면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손가락에 닿은 사람들은 자살을 하게 되는데, 내면의 양심이 깨어나면서 과거 일들이 떠오르고 양심의 무게,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 하고 자살하게 된 겁니다.

자 그러면, 쇠사슬에 묶인 검은 사람은 무엇일까요? 로사 내면에 꼭꼭 눌러둔 착한 또다른 자아, 양심인 겁니다. 검은 물을 토하면서 인간성을 잃고 있었지만, 깊은 내면에서는 계속 양심이 괴로워하고 있었던 거죠.

결국 마지막에 모든 비밀을 알게 된 로사가 검은 물 속에 빠졌다가 나오면서, 양심 그 자체인 검은 사람이 됩니다. 억눌러뒀던 양심이 폭발해서 발현되었다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검은 사람이 된 로사가 지나간 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되는데, 비인간적인 사람들에 대한 양심의 응징이라고 봐야 겠죠.

부와 성공을 위해 비인간적인 짓도 마다하지 않는 부자들을 비판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부자 역시 비유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처음 로사를 클럽에 영입할 때 "네덜란드가 작지만 강한 국가가 된 이유를 아느냐?"라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리고 드라마 막바지에는 함선 아래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노를 젓고 있는 흑인 노예들이 뜬금없이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두 장면에 드라마의 주제가 담겨 있다고 생각 되는데요. 네덜란드 뿐만이 아니라 지금의 선진국들이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 어떤 비인간적인 만행들을 저질러 왔을까? 또 그들끼리 카르텔을 형성하고 세계의 질서를 좌지우지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로사와 야콥과 같이 양심적이고 인간적인 사람들이 있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는 희망적인 메시지 역시 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로사, 청와대에도 좀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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